신용구 작가 press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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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 shiny9 [ ladmin ] Vote: 1291, Modifies: 1, Hit: 2229, Lines: 824, Category: Etc.
2007 한국실험예술제(19일) _ 다양한 세대, 다양한 색채의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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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07 한국실험예술제(19일) _ 다양한 세대, 다양한 색채의 퍼포먼스! | 코파스 데일리 통신
전체공개 2007.11.25 09:02

본격적으로 ‘한국 퍼포먼스아트 40년 40인’이 열리기 전에 개막 퍼레이드로 한층 달아오른 분위기가 '클럽 벨벳바나나'에서도 이어져 마술사 이제민의 연극적인 연기와 마술을 혼합한 퍼포먼스를 보여 준다.

 “돈, 명예, 사랑, 우정, 대중의 시샘” 등 보편적인 인간의 희로애락과 관련되어 괴로움을 불러일으키는 요소, 예술가에게는 멍에와 같은 부분에 대해 호소조의 목소리로 부르짖는다.

 여자가 허공에 누워 칼에 허리를 꽂는데, 나중에 여자는 온전히 살아나며 끝이 나는데, 칼에 찔리는 순간 ‘악’ 외마디 비명이 관객석에서 튀어 나오고, 여자가 아무 이상 없이 살아나자 다시 안도의 숨을 내쉰다.

본격적으로 40년 40인의 첫번째 퍼포먼스로 신용구 선생의 ‘현의 변주’는 삶과 죽음, 그리움 등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는데 총천연색의 의상과 분장, 그리고 옷과 실타래, 머리에 꽂은 일종의 비녀 기능을 하는 장신구까지 여기저기 꽃이 매달려 있어 신비한 분위기 속에 평화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일종의 커다란 실타래라고 할 수 있는 구를 어루만지고 보듬는 모습, 나아가 실을 무대와 관객들이 앉아있는 곳까지 연결하는 과정에서 살며시 눈을 지그시 감고 은근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내밀한 내면의 깊이가 바깥으로 드러나고 있는 느낌인데 즉 ‘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대에서 실을 풀어 관객 쪽으로 가져가서 연결 지으며 천천히 거니는 모습은 일정부분 관객과 소통을 취하면서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지만 우선 자신의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고, 차마 놓지 못하고 이어지는 인연의 끈이나 그리움에 대한 집착적인 성격을 띠기보다 섬세한 손길로 인연을 삶의 과정에 체현해가는 과정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영상에는 그가 인도에 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삶의 모습들을 충만히 채운다.

 

 

 그래서 단순히 강박이나 망상의 요소가 아닌 아름다움이 비주얼적인 요소와 맞물려 정갈한 느낌을 자아내면서도 그리움만큼의 시간의 깊이가 약간의 슬픈 느낌을 담고 있는 것은 누구나 ‘인연’이라는 것을 숙명적으로 지니고 살아가는 동시에 그것이 또한 인간의 비애이자 삶의 한 동력으로서 기능하는 것과 맞닿아 있는 보편성을 담보하기 때문일 아닐까 싶다.

 

 두 번째, 정강자 선생의 ‘피노키오 신드롬’이라는 이름의 퍼포먼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늘어난다는 피노키오 이야기의 모티브를 차용하고, 후반부에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라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하여 정강자 본인이 내레이터 역할을 함으로써 그 말들에 대한 부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객석 뒤편에는 일제히 그녀가 말할 때마다 “거짓말이야!”라고 소리친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외쳐달라는 약간의 전제가 깔려있고, 구체적인 사실에 관해서는 대개 입을 열지 않지만 그녀 스스로의 문제로 전이될 때는 커다랗게 여기저기 소리가 터져 나오고 옆에서는 얼굴을 가린 실험예술제 예술 감독 김백기가 콘돔을 풍선처럼 불고 있다.

 정말 죽을 만큼 사랑했다는 말이 거짓말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특정 단어와 억양에 악센트를 주면서 과장되게 표현하고, 스스로의 과거에 담긴 내면을 다시 현재에 그것도 외부에 표출하는 그녀의 의도가 순수하게만 비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곳곳의 분쟁 같은 현상은 사회의 부조리를 상기시켜주는 것으로서 관객에게 거짓말이라는 동의를 얻지 않지만 그것에 대한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할 때는 어김없이 거짓말이라는 반응이 날아온다.

 정강자 작가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지만 읽는 모습이 무기력하게만 느껴진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 진실은 오직 이것뿐이다’라는 표어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면서 퍼포먼스가 끝이 난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 모든 ‘진실’들을 부정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진실’이 가려진 거짓된 진실들에 대한 일종의 명쾌한 정리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소리를 외치는 행위로 인해 무대와 관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틈이 생기고, 단지 무대만의 진실은 거짓된 진실일 수 있음을 표면으로 꺼내며 비판의 의미가 구현되고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 한영애 작가의 퍼포먼스는 이제 그녀가 무속인으로서 활동하는 만큼 춤을 추는 동작이 굿을 치러내는 과정을 연상시키면서도 그 속에 한이 담겨 있는 듯하다. 부케를 연상시키는 작은 꽃다발을 들고 사람들에게 실타래에서 실을 풀어 주고 그것들을 끌면서 간다. 격렬함을 추구하지는 않고 맹목적인 슬픔으로 치닫지도 않으면서 은근하지만 애끓는 슬픔을 감내하는 그것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절망이 아니라 현실에 어느 정도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그래서 쉽게 부정하기도 벗어나기도 또 슬프지만은 않은 비장함이 느껴진다.

 마지막에 짚으로 묶은 작고 긴 나뭇가지로 만든 배를 놓고 치유의 의식을 동반한다. 배가 퍼포먼스를 완성시키는 소중한 의미를 띠게 되는 것이다.

 

 

 강성국 작가의 공연은 금요일 오백만원에서의 공연에 이어 또 한 번 인형이 무대에 등장한다. 한 명의 여자가 노래를 부르면서 등장하고, 무대에 켜놓은 촛불을 바라보면서 강성국을 바라보지만 그는 이내 몸을 돌이키더니 무대 위에 비디오카메라를 위치해 놓고, 무대에서 내려와서 춤을 춘다.

 즉 그가 들고 온 비디오카메라는 자신의 행위만이 아닌 관객을 비추고 스크린 영상에는 강성국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조금은 안쓰럽게도 보이는 장애를 지닌 작가의 행위는 역동적이고 흥겨운 자리를 만들려는 그의 의지로 인해 즐거운 파티의 분위기를 낸다. 김태우와 mc몽이 부른 ‘I love you, Oh Thank You’의 배경음악이 나오고 테오도르가 18일 공연에서 춤추는 것을 봤는지, 적극 자신의 공연에 끌어들여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하고, 테오도르도 분위기에 맞춰 자신의 춤 솜씨를 발휘한다.

 

 

 이는 일종의 작가가 주는 선물과도 같다. 표면으로만 인지되는 그의 고통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그리고 조명의 힘에 의해 그의 춤이 역동적인 몸짓으로 변하는 즐거움이 있고 이는 작가의 의도라 생각된다. 참고로 전에 16일, 오백만원에서 했던 퍼포먼스 공연과는 대별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이승택 선생은 하얀 색 모자와 흰 망토를 두르고 퍼포머 고유의 자신만의 정체성을 상정한 뒤 “그려지지 않는 그림”을 제목으로 하늘에 대고 또 캔버스에다 ‘불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하고, “AIDS예방 술 따르기”라는 퍼포먼스를 이어서 한다.

 

 

 한 편의 시를 읽고, 성화를 봉송하듯 의식을 담아 긴 봉에 불을 붙이고 허공 위에 들어 그것이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 자신의 키보다 큰 검은 천으로 싸인 설치물을 세워 위에 흰 천에 불을 붙인다. 다음에는 캔버스에 봉으로 불을 그을려 비슷한 높이로 나무와 같은 흔적을 새겨 나간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침묵 하에 집중력 있게 바라보게 되는데,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란 다름 아닌 불 그림이라는 것이 태워지며 그 형체가 사라지기 때문일 것인데 캔버스가 다 타지 않으면서 그을림의 색깔과 형체를 남기지만 그려지지 않음의 행위가 그만큼 강조되는 것이다.

 

 

 다음은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 술을 따르는 것인데, "AIDS"가 적힌 검은 띠를 두른 채 각각의 크기를 지닌 술병의 입구가 남자의 성기 모양을 띠고 있어 일종의 소변을 누거나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형상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을 한 명의 여성의 입에 직접 전해주고, 일일이 종이컵을 나눠주고 관객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퍼포먼스가 완성되는데, 막걸리가 그 안에 들어있다. 즉 성기 모양으로 보이는 술병이 여성의 입에 맞닿으며 섹스의 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술을 먹는 것으로 또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는 파티의 분위기로 이어지는 것인데 무분별한 성행위를 형상화하면서 그것을 건전한 의미를 담아냄으로써 표현에 대한 내용의 전복을 가져오며 유쾌한 위트를 선사하는 것이다.

 4세대의 분류는 10년이라는 숫자적 척도의 기준이 작용한 결과로 모두 커다란 변화의 기점들을 토대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 세대 간의 차이는 존재하고 그것은 이질적인 차이가 강조되기보다 퍼포먼스의 다양성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앞으로 예술제에서 그 뚜렷한 색깔의 차이가 간극이 되기보다 그 속에서 특별한 발상의 전제를 발견하는 것으로, 또 그 발상이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두고 있다면 다시 역사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서 유의미한 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날 때 비로소 이번 예술제의 메인 행사가 단순히 아카이브 차원의 성격에 그치는 것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앞으로의 일정들 역시 기대를 갖게 된다.

 

한국실험예술정신 문의)               02-323-6812         www.kopas2000.co.kr/

 

사진 _ 권영일 사진 작가

기사 김민관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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