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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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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수: 5,
분류: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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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기도회에 참석하고 교제실에 커피 한잔을 마신 뒤 교우들을 뒤로하고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차에 기름이 다 되어서 교회 인근 주유소에 들어가 주유를 하려고 하는데 뒷 호주머니에 지갑이 없음을 알고 당황했습니다. 남자는 호주머니가 든든해야 자신감도 따라온다는 유대인의 교훈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신년이라 새로 바지를 갈아 입으면서 지갑챙기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남은 기름 가지고는 회사까지 가기도 빠듯할 것 같고 퇴근 후 집으로 갈 수는 더욱 없어서 어차피 누군가에게 돈을 융통해야할 사정이 되었습니다. 그래 체면을 구겨도 교회 사람이 낫지라고 생각하고 교회로 돌아오니 목사님과 교우들이 즐겁게 환담하고 계셨습니다. 왜 돌아왔냐고 물으시기에 기름이 없어서 회사에 못 가게 되었다고 하니 모두들 웃으시면서 이권사님을 선두로 여기저기서 돈을 꾸어주시겠다고 하는데 고마웠습니다. 그 중 지갑이 가장 두둑하신 용이엄니께서 점심값까지 포함해 넉넉히 빌려주셨습니다. 연초부터 돈을 빌렸으니 이거 올 한해가 걱정되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따듯한 정을 느끼며 기름을 채우고 회사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까지 올 기름은 있었지만 직장이나 집으로 돌아갈 기름은 없었다." 그러면서 다음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하나님을 찾는 곳 까지이고 나의 일상 즉 직장문제나 가정문제 등은 하나님 통해 해결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의 해프닝이 문득 신년에 내가 받는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로 출근하면서 신년계획으로 눌렸던 마음이 많이 풀어졌습니다. 왠지 기운도 새로 생기는 것 같아 회사내에서 아는 사람은 다 찾아가 나를 힘들게 한사람까지도 변죽도 좋게 신년인사를 나누고 너스레도 떨었습니다. 그리곤 하루를 알차게 보냈습니다. 퇴근길에 남은 돈으로 내일 빌린돈의 이자로 값을 선물을 고르다 가족사랑이라는 광고가 들어간 크라운산도를 발견해서 반가웠습니다. 오늘 새벽기도 후 함께 나누어 먹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새벽기도 후 환담을 나누는데 회사가기가 싫어지는 것 같아 정신을 가다듬고 나왔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임원이 팀회의를 소집하여 제가 새로이 팀장을 맏게 된다고 발표를 하였습니다. 제게 벅찬일이라 작년 말에 고사를 했는데 scapegoat가 된 같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어제 아침의 일을 기억하면서 담담하게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짜피 제게 기름이 떨어진 것을 아시는분이 계시니까, 용이엄니처럼 그분이 채워주시겠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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