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얼의 연극을 보고 나서

  작성자   : 김응진 (charuksa@hotmail.com) 추천: 99, 수정: 1, 조회: 688, 줄수: 11, 분류: Etc.
무제
제목을 붙이기도 좀 그래서 그냥 무제라는 제목을 붙여봤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처음 입학한 99년 가을부터 연극을 보기 시작했고, 지금으로부터 3년전까지 매주 한편씩 연극을 감상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연극을 한번도 보지 못하다가 어제 거울인형을 보게 된 것입니다. 무언극이라는 것은 사실 처음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연극은 흥미위주였고,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대사와 모션을 취하는 정도여서 그런지 기억속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관객과의 소통은 점점 멀어져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올해 들어와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연극작품을 볼 기회가 생겨 몇가지 작품을 읽어보았습니다. 당시 언어로 쓰여진 것이 아닌 영어로 번역된 작품이었지만, 그래서 그 속에서 그 당시 연극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디오니소스 제전과, 엘리우시스 제전에서 공연된 비극과 사튀로스 극 몇편, 그 당시 대표적인 작가들인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파네스 등...연극의 연자도 모르는 내게 약간의 도움을 준 사람들입니다. 거울인형이 비극작가들이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세지와 큰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이들이 쓴 극의 형식을 따르면서 창작된 극도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나오는 카타르시스라는 요소는 충분히 따르고 있다고 봅니다.

거울인형이 담긴 의미를 생각하고 극을 감상하지는 않았고, 굳이 이야기하자면 내 의식 속에 있는 두개의 자아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정신분열증 환자는 아니지만, 무엇을 이루어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울속에 비쳐진 나의 겉모습, 의식속의 진정한 자아. 이 둘이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극을 감상하며 다시 한번 자아를 돌아볼 수 있어 제 자신에게는 참 의미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배우들의 표정, 동작, 숨소리...배우들과 가장 가깝게 소통한 것은 처음입니다. 가족이 극단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구요. 여러모로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 부탁드립니다.

ps) 알고보니 원장님이 제 고등학교 선배님이시던군요. 어제 못뵈어서 참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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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7(09:43)
CrazyWWWBoard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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