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장광지 [ ladmin ]
|
추천: 35,
내려받기: 33,
조회: 426,
줄수: 9,
분류: Etc.
|
일찍 점심을 마치고 소화겸 주변 산책을 나섰다.
새롭게 다가온 청계천변을 따라 걸어가니 흐르는 물이 내 마음을 씻어주는 것 같았다. 노란 유니폼을 걸친 유치원생들이 주변 분위기를 밝게 하여주었다. 조금 더 걸어가서 덕수궁 돌담길로 들어갔다. 단풍이 아름답게 들어가고 있었다. 내가 밝은 브라운톤으로 신발부터 자켓까지 치장하고 있어서 내자신이 가을의 햇빛에 화사게 빛나는 덕수궁 돌담 길 단풍 풍경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내가 제일 멋진 사람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주위의 여인들이 나를 자주 보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아니 확실히 외국인 까지도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내가 아는 어느 집사님이 착각도 은사라던데..
사실 오늘도 정동교회를 들러보고 싶었다. 고등학교시절 채플시간에 충실한 것도 아니어서 그리 큰 정이 든 것은 아니데 요즘은 그 곳이 가끔은 가고픈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 교회 앞마당을 한번 걸어보았다. 하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오늘따라 배재빌딩이 눈에 들어와 새로이 건축된 멋진 신형빌딩을 따라 한반퀴 돌아보았다. 안쪽에 옛 학교건물 한 동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오늘 알았다. 반가웠다. 그리고 옆으로 배재공원이 있었다. 예전의 운동장에 건물들을 지으며 짜투리땅에 약간의 휴식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그안에 있는 계단흔적을 보니 예전에 조회를 하고 응원가를 연습하던 운동장스탠드였다. 교복을 입고 벗고하며 바디섹션도하고, 목청 터지게 응원가도 부르고, 배재솔고(Soul Go)에 신나하면서... 문득 배재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내 사무실에 배재동기들이 가끔 찾아와 학창시절 생각하며 차 한잔씩 하고 정담도 나누거나, 길가변의 정동클럽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해도 좋겠고, 이왕이면 집도 중구쪽으로 옮기고, 교회도 정동교회로 나가고, 시간과 환경이 허락된다며 부근의 감신대서 신학 공부도 해보고.. 약간은 귀족적인 생활 같지만, 가능할 것도 같은데... 그러려면 프로젝트를 좀 큰 것을 수주해 사무실을 옮길 만한 근거를 만들어야 하는데.... 조금 숨통이 트이니까 또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 같다. 금새 욕심부리고 교만(?)해지려는 본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ㅠㅠ. 약 40분 정도의 산책을 마치고 광화문을 거쳐 다시 종각에 있는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나는 다시 인파 속에 뭍혔다.
(03.11.2005)
|
이전:
송구영신
다음:
겨울 감기
|
2006/11/19(19:39)
from 220.116.118.78
CrazyWWWBoard 2000
|
|
|
|
내려받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