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만나는 대구

  작성자   : 김주명 (daegustory@naver.com) 추천: 464, 수정: 1, 조회: 12880, 줄수: 10, 분류: Etc.
밥(rice)과 눈(snow) - 교항리 이팝나무
밥(rice)과 눈(snow)

최근 몇 년 새 대구의 색깔이 무척 바뀌었음을 느낀다. Colorful Daegu의 이미지가 이제 제법 익숙한 걸 보면, 아마도 사람의 감각과 그 대상의 노출회수와는 무관하지 많은 않으리라. 그 중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당연 이팝나무를 들 수 있다. 가깝게는 앞산순환도로 가로수부터 시작해서 인흥마을 입구 천내천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이 5월만 되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하얀 꽃을 머리에 인다. 물론 달성군 옥포 교항리 이팝나무 군락지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이며, 높이가 20미터에 달하며,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이다. 주로 5월에 흰 꽃이 차례로 피고 열매는 핵과(核果)로 가을에 까맣게 익으며 정원수나 풍치목으로 재배한다. 민속적으로 보면, 나무의 꽃 피는 모습으로 그 해 벼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알 수 있다고 하여 치성을 다하는 신목(神木)으로 받들어지기도 한다하니 나무의 생김새보다도 벼농사를 걱정하니 우리네 한민족(韓民族)은 영락없는 농경민족인가 보다.  

또한 한자이름으로는 육도목(六道木)으로 불리우는데, 이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사람이 죽어 저승의 6도(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아수라도, 인간도, 천상도)로 갈 때 이팝나무의 꽃을 잘 말려 뇌물로 관 속에 넣어주는 쌀(육도미)을 대신했다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의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이팝나무는 우리나라와 일본과 중국의 일부에서 자라고 있는 세계적 희귀목으로 이며, 이 나무를 처음 본 서양인들은 눈이 내린 나무처럼 보여 '눈꽃(Snow flower)나무'라고 불렀다하니 동일한 사물을 보고도 이름이 어찌 이리 다를 수 있단 말인가?

지난 5월 초, 문경도자기 축제에 한 문화교양지 통역을 돕기 위해 참가했었다. 문경새재 아래 위치한 행사장은 5년생쯤으로 되어 보이는 이팝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낮선 방문객들을 하이얀 꽃으로 맞아 주었다. 유럽에서 온 도자기 작가들과의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문경 전통요(도자기 굽는 가마)를 둘러보러 가는 길에 이팝나무와 딱 마주쳤다. 그래서 아팝나무에 관한 우리네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나서 물어 보았다. 밥(rice)과 눈(snow) 중에서 당신의 느낌은 어느 쪽에 가깝냐고?
“Absolutely RICE!" (물론, 밥에 더 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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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8(10:54) from 118.91.7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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