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얼의 연극을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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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점남순 추천: 95, 조회: 481, 줄수: 120, 분류: Etc.
[표현]난 나의 액자를 찾은 걸까?...두번째 이야기
작성자: 전남순 등록일: 2002/06/26(14:16)


다시 장막 뒤에서 나온 그들은....
이전의 그들이 아니었다....

이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도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서로를 보며 즐거워도 하며..
자신을 표현했다...

그러다... 그 중 하나가 사다리를 발견했다.....
다른 이들은 여전히 서로의 존재 발견에 즐거워하고 있는 중인데....
그리고 그녀는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했다...
한칸.. 한칸....
즐거워하며...

그런 그녀를 발견한 또 다른 하나....
그녀는 사다리를 올라가던 그녀의 발을 잡아당겨 결국 사다리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사다리에서 떨어진 그녀는 자신을 끌어당긴 그녀를 미워한다....
때리고... 꼬집고...싸운다....

그 사다리는 무엇이었고...
사다리를 올라가던 그녀를 잡아당긴 또다른 그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자신이 올라가고 싶어서?
아님... 자기와 함께 머물자고?

어쨌든 잡아당긴 그녀는 한번도 사다리를 타지 못했다....
그들이 싸우고 있는 동안...
다른 두 사람이 서로 그 사다리를 타려고 했으므로...

그렇게 사다리를 옮겨가며 서로 사다리에 오르려던 그녀들은....
서로를 잡아당기는 바람에 아무도 사다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때야....
자신들의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웠는지....
서로를 껴안고 울기 시작했다....

그러다.....
가운데에 사다리를 옮겨놓고.....
4명이 모두 그 사다리에 매달렸다.....

그들이 가고자 한 곳은 어디였을까?
그 사다리를 타고서......

.....
그렇게...
사다리로 헤매다....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소리가.....

전화를 받은 것이다.. 한명이...
그리고.. 뭔가 의미가 없는 말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에겐 의미 있는 말이었겠지만.....^^

지금까지의 침묵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그들은 엄청난 속도로... 엄청난 크기로..
전화기를 둘러싸고 얘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때쯤인 거 같다..
관객석의 사람들이 한숨 돌리기 시작한 게....
아마.. 다들 이 연극이 주는 무게에 짓눌리고 있는 듯 했으니까...
아니.. 어쩌면 나 혼자 였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다..
그들은 처음에 화제가 되던 전화기는 어디다 버려버리고..
서로 편을 가르고 싸우다가....
한명이 다른 쪽에 붙으면서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놈의... 편가르기는...
말이 있는 곳이든... 없는 곳이든...
아니...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는 곳이든...없는 곳이든.....
어디에든.... 존재하는 가 부다....

그러다가.....
그들은...
이제 하나 둘 자신만의 액자를 찾기 시작했다..
첨에 말했던....
공중에 매달려있던 액자..
저마다 크기도 다르고.. 높이도 다르던 그 액자를......

그리고선..
그 액자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관객석에 있던 사람들.....
그 액자 너머의 사람을 흉내내기도 하고... 자신의 액자를 대신 들게도 하며..... 관객들이 엄청 즐거워하던 부분이었다....

한명이 나에게도...
말을 걸었었는데....
내가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말을 못했다....
인사도 하고.. 악수도 하고...
그렇게 반겨줬어야 하는 건데....
세상에 발을 디딘 그녀를 도와줬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그녀들의 얘기는 끝나가고 있었다......

아...
액자만이 아니라..
그들은 자신만의 빛도 찾는데..
그 빛이 하나 둘 꺼져가면서 연극은 끝이 났다.....

이 연극을.. 이 이야기를 내가 다 이해했냐면..
그건 아니라고 해야될 거 같다....

난... 어디쯤인 걸까....

혹시.. 아직도 나만의 액자를 찾지 못해..
다른 사람들과 하나만을 두고 싸우고 있는 건 아닌 지...
아님.. 난 벌써 오래전에 내 액자를 찾았는데도..
그 액자가 아닌 다른 액자를 잡으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 지...

조금... 무서워졌다..

내가 세상에 온 의미....
내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뭔가가.. 뭔지...

명확한 뭔가를 잡고 싶어졌다...
더이상... 방황하고 싶지 않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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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7(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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