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얼의 연극을 보고 나서

작성자   : 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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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타깝군요

작성자: 라다 등록일: 2002/05/25(02:03) 금요일 공연을 본 관객입니다. 설마 했는데 돈을 내고 본 관객이 정말 저 하나더군요. 이 글을 안 올리면 양심이 아플 거 같아 미처 못다한 인사를 드립니다. 저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공연이어서 가슴이 아프더군요. 사실 전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올라가고 있는 수많은 연극무대에 신물이 날만큼 실망을 하고 있는 터였고, 그래도 어딘가 괜찮은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막연한 기대를 품고 찾은 공연 중의 하나가 바로 '표현'이었지요. '혹시나 하지만 역시나겠지..' 그런 식의 몹쓸 냉소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자기 도취나 흥분으로 무대를 누비는 엉터리 배우들, 열만 올리면 역할에 몰입한 것으로 착각하는 머리나쁜 배우들, 자기가 하는 말 자기도 모르면서 관객더러 이해하라고 강요하는 파쇼같은 배우들^^ 이러한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전 이 공연이 신선해서 못 견딜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처럼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 바라보고 훈련하고 있는 배우들의 한바탕 삶의 향연을 보고나니 너무나 뿌듯해서 잠이 오지 않네요. 굳이 예술작품이라고 규정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숨결이 들어간 작업에서는 반드시 만든 이들의 향기가 배어 나오더군요. 참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의 작업이라 느꼈습니다.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만이 연극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바보같은 확신을 저는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답니다. 언제고 이 좋은 배우들의 무대를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 다시금 큰 고마움을 전합니다, 부디 힘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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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7(19:11) CrazyWWWBoard 2000